회사 사람들하구 어디를 놀러갈까 한참 궁리 끝에 결정한 곳은 내린천. 바로 래프팅을 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뭐 래프팅하기에는 좀 이르다는 생각도 들지만... 7/8월에는 따로 시간도 내기 어렵기 때문에 래프팅을 선택했다. (글은 7월에 썼지만 갔다온 것은 6월이다.)

금요일에 출발해서 저녁에는 술 먹고, 고기 먹고, 새벽까지 놀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래프팅하는 뻔한 스케쥴. 그런데 여기저기 웹서핑을 좀 해보니... 내린천 근처 놀만한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번지점프도 있고, 서바이벌 게임에...산악오토바이까지... 내린천이 있는 강원도 인제에서는 이를 'X Game Resort'라는 이름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부르고 있었다.

모처럼의 야유회인데 래프팅만 탈 수는 없지. 우리는 좀 더 일찍 출발해서 번지번프와 서바이벌 게임도 즐기기로 했다. 참!!! 그리고 래프팅도 과감히 포기. 리버버깅이라는 것에 도전하기로 했다. 같은 물놀이(?)이긴 한데 이는 여러명이 아닌 한명씩 즐기는 스포츠다.

< 여기에는 안나왔지만 상류쪽에서 리버버깅을 할 수 있다>


게임 속이 현실화되다! 서든어택~


1시 좀 넘어 서울서 출발해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인제 서든어택 경기장. 그동안 산속에 들어가 페인트볼로 서버이벌 게임을 몇번 한 적이 있는데 여긴 사뭇 다른 분위기다. 아니.. 상당히 익숙하다. 온라인 게임 서든어택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 때문이다.


< 서든어택 경기장 내부 >



난 사실 서바이벌 게임.. 별로 안좋아한다. 몸이 무거워 산속을 뛰어다니도 힘들거니와 땀이 비오듯 쏟아지기 때문에 헬멧 안쪽으로 습기가 차 앞이 보이지 않아 늘 먼저 전사해버린다. 또 그 페인트볼 맞을 때의 고통이란... 아.. 시러~~~

그런데 여기 서든어택 경기장은 레이저건을 쓴다. 상대방에게 맞아도 아픈게 없으니 일단 패스. 그리고 오르락 내리락 산속을 뛰어다닐 필요도 없다. 참으로 편한 게임이다.

지급되는 개인 장비는 헬멧과 레이저총이다. 그리고 팀 별로 점수 올리는 카운터와 죽었을 때 총을 다시 살려주는 OOO(이름을 모르겠다 ㅋ)이 주어진다.



작동 방식을 잠깐 볼까? 총은 당연 (눈에 보이지 않는)레이저가 나간다. 때문에 총에 맞아도 아픈 것이 전혀 없다. 대신 총에서 '으아악'하는 소리와 함께 총 뒤쪽 7-segment LED에는 'dead'라는 말만 나온다. 그리고 죽으면 총을 쓸 수 없다. 이럴 경우 자기 캠프로 가서 위에서 얘기한 OOO을 자기를 향해(정확히는 센서) 쏘기만 하면 부활한다.

일단 총에는 25발 장전되어 있다. 이를 다 쏘면 옆 재장전 버튼을 눌러 다시 총알을 채워 넣을 수 있다. 이렇게 반복하면 되니 사실 거의 무제한이라 보면 된다. 탄이 모자라 한발 한발 소중히 다뤄야 하는 페인트볼 서바이벌 게임과는 다른 부분이다. 물론 레이저건이라도 재장전할 때는 약간의 시간이 걸리니 타이밍을 잘 맞춰 쏴야한다.


레이저건의 파인더를 이용해 상대방의 헬멧과 총을 겨냥하면 된다. 레이저건 위쪽과 헬멧 앞뒤로 센서가 있기 때문에 그곳을 맞추면 된다. 센서가 반응하는 반경은 대략 30cm라고 하니 뭐 정조준할 것 없이 그냥 적이 보이면 쏘는게 상책이다.

이렇게 싸우다 전사하면 자기 캠프로 와 카운터를 누르면 된다. 그럼 무선으로 경기장 내 전광판에 상대방과의 점수가 표시된다.(점수도 자동으로 나올 줄 알았는데 이건 뭐 철저하게 양심으로 운영된다는....)


< 죽으면 자진해서 저 버튼을 누르면 된다. 중앙 전광판에 상대 점수와 함께 표시된다. >

전후반 두 게임을 하며, 한번에 10분씩... 휴식 시간에 초반 장비 지급 및 설명 시간까지 포함하면 대략 한시간 좀 못미치는 듯 하다.



초반에는 너무 의욕이 앞서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바람에 땀을 한바가지 쏟았다. 하지만 이건 산속에서 하는 서바이벌 게임과는 달리 제한된 공간에서 상대방의 움직임을 관찰해 저격(?)하면 되기 때문에 나 같이 뛰어다니기 싫어하는 사람도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다가 평소 마음에 안들었던 직원을 향해 게임 속과 같은 헤드샷을 날려버리는 이 통쾌함이란... ㅋㅋㅋ

여기에는 서든어택 경기장 외에 사격장과 실제 은행 강도 현장(?)을 만들어 얼마나 빨리 적을 소탕할 수 있는지 서로 게임으로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공간도 있었다. 다음에는 뛰어다니기 힘든 청바지 대신 반바지를 입던지 해야지... 땀으로 청바지가 젖어 걷기 조차 힘들었다능... --;







국내 최고 높이에서 번지를~~~
이번에 함께 놀러간 인원은 총 12명. 그 중에 번지점프를 하겠다고 나선 직원은 나를 포함해 5명. 이건 뭐 용기가 대단한건지... 아님 다들 아무 생각들이 없이 무모한건지... 암튼 이렇게 5명은 번지점프대로 올라갔다. 나머지 직원은 대신 그 시간에 옆에 있는 산악오토바이(ATV)를 타러 가고...

여기는 국내 최고 높이인 63미터란다. 10여년 전 쯤에 청평에서 45미터에서 한번 뛰어내린 후로는 두 번째다. 그때는 가슴에 줄을 묶어 뛰어내렸는데... 이번에는 발목 점프로 도전했다.

밑에서 장비를 갖추고 한명씩 크레인에 타고 위로 올라가는 방식이다. 청평에서 했을 때는 번지점프할 인원이 모두 올라가기 때문에 바로 뒤에서 뛰어내리는 앞사람의 오만가지 진상을 다 볼 수 있었는데.. 여기는 아쉽게도 그게 없다. ㅋㅋㅋ

< 저거다... 국내 최고 높이라고 하는 63미터다. 밑에는 물이 거의 없어 더 공포스럽다.. 흐흐흐...>

< 번지점프대 밑에는 ATV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 나 죽으면 누가 팀장 할래??? ㅋㅋㅋ >

< 손에 들고 있는 건 바로 인증서. 좀 허접하다. 이름이랑 뭐 그런건 내가 직접 쓰니 별루..... ㅋㅋ>




벌써 10년 전의 일이라 생각은 잘 안난다. 그렇지만 크레인을 타고 이렇게 올라와 밑을 잠시 보니... 어우... 높긴 높군. 이미 한번 경험했던터라 밑을 보기 시작하면 절대 못뛰어내는 것을 알기 때문에 얼렁 눈은 전방을 향했다. 그리고 발을 점프대 앞으로 옮기고, 양손은 옆 손잡이를 잡고... 옆 강사(조교???)가 준비가 되면 양 손을 벌리고, 자기가 하나둘셋을 외칠테니 셋 하면 뛰어내리란다.
 
심호흡을 깊게하고, 잠시 뭘 하나 생각한다음 양손을 들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셋을 외치는데....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 되었는지 움찟~ ㅋㅋㅋ 다시 손잡이를 잡고 심호흡을 한다음... 아까 했던 그 뭔가의 생각(이건 나의 소중한 비밀이다. 영원한...^^)을 다시 한 다음.... 두 팔을 다시 벌렸다.
 
'셋'이라는 외침에 나는 그냥 계단에서 뛰어내리듯 점프했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는 나의 소중한 무언가를 외쳤다. 역시 높이가 꽤 되니 떨어지는 시간도 10년전과 비교해 좀 길게 느껴진다. 느낌엔 2~3초가 걸리는 듯 했다. 내 몸의 무게감이 그렇게 느껴지는 것은 처음이다. 물론 무겁단 얘기다. ㅋㅋㅋ




스카이다이빙도 이런 느낌이겠지? 뭔가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다. 결코 나쁘지는 않다. 짧은 순간이라 눈을 뜨고 주변을 감상할만한 여유는 없었으나 스카이다이빙이라면 충분히 가능하겠지? 뛰어내리고 '앗' 하는 순간에 정신을 차리고보니 벌써 내 몸은 거의 끝까지 내려간 듯. 곧 줄은 티옹~~ 탄력에 의해 튀어 올라 다시 내 몸은 저 위로 향했다. 그리고 다시 떨어지기를 반복. 사실 번지점프 해 본 이들은 알겠지만 첨 떨어질 때보다는 요때가 더 기분이 짜릿짜릿하다. 높이도 꽤 되니 전에 해 본것 보다는 오르락 내리락 이 시간도 꽤 길다. 게다가 발목점프는 가슴으로 하는 것보다 줄이 튕겼을 때의 움직임이 더 크니 기분 짱이다.
이렇게 5~6번을 반복했나? 크레인이 밑으로 내려오면서 내 몸도 같이 밑으로... 줄을 풀고 나니... 마치 산 정상에 오른 것 같은 뿌듯함이 느껴졌다.

내가 이렇게 첫 테이프를 끊은 후 줄줄이 내려오는 울 회사 직원들. 근데 다들 담력이 좋은 건지 별로 망설임 없이 줄줄이 떨어지네.

이렇게 국내 최고 높이도 마스터 했으니.. 다음에는 뉴질랜드로 가야할까??? ㅋㅋㅋ

<번지점프대 우측에는 슬링샷도 있다. 사진에는 없지만 좌측에는 15미터짜리 미니번지점프대도 있다.>



물소리 흐르는 팬션에서의 저녁 식사
< 우리가 1박을 지냈던 하늘내린강산 팬션 >

꼬불꼬불 길을 따라 들어간 팬션. 앞으로는 산이, 뒤로는 내린천이 졸졸 흘러내린다. 이미 해가 진 뒤라 물 흐르는 모습은 잘 볼 수 없었지만 듣기만 해도 시원한 물소리를 감상하며, 우리는 고기에 소시지, 술 등을 먹으며 저녁을 해결했다. 다들 낮부터 강행군에 시달린 탓인지 그 많던 고기는 금방 동이 나 버리고...ㅋㅋㅋ

팬션 주인 아주머니와도 잠깐 담소를 나누고, 직원들과도 평소 못다한 얘기도 하고... 주인 아주머니는 친구분들인지 그 분들과 함께 저녁을 들고 계시는데 그 분의 말과 얼굴에는 삶의 여유로움이 물씬 풍겼다. 흰머리가 운치있어 보이기만 하는데... 나도 저렇게 늙어야겠다는 생각도 늘었다는... 헛.. 근데 그래봐야 20여년밖에 안남았꾼!





물살 헤치고.. 래프팅 대신 선택한 '리버버깅'


첨엔 리버버킹인줄 알았다. 철자를 보면 river + bug 다. 그 이름의 유래는 알 수 없으나 고무보트가 물방개같은 곤충 모양이라 그렇게 이름 지은 것이 아닐까?

암튼 요건 래프팅과는 달리 혼자 타는 스포츠다. 강사의 말에 의하면 래프팅과 카약의 중간쯤 된단다. 카약은 많은 연습이 필요한데 리버버깅은 약간의 역습만으로도 급류를 즐길 수 있단다.

지금되는 장비는 뭐 스쿠버다이빙을 연상케 한다. 전신을 감싸는 잠수복(맞나?)에 물갈퀴가 있는 장갑, 그리고 오리발, 헬멧, 구명조끼, 작은 고무보트다. 수영복 같은 반바지와 면티에 아큐아슈즈만 신으면 되는 래프팅과는 확인히 다르다.

< 리버버깅 할 때 필요한 장비들이다. 오른쪽 아래에 있는건 뭘까? 내가 할땐 없었는데... >


처음 입어본 잠수복 같은 복장. 첨에는 왜 이걸 입나 했는데 막상 리버버깅을 즐기고 나니 그 필요성이 느껴졌다. 래프팅은 배가 뒤집힐 일이 거의 없다. 심지어는 안뒤집히기 때문에 강사가 일부러 뒤집기도 한다. 하지만 리버버깅은 툭 하면 뒤집어진다. 물 속에 그대로 꼬르르 꼬르르 잠수한다는 거다. 떠 내려가는 내 배를 잡기 위해 수영도 해야 한다. 이 잠수복의 기능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렇게 물 속에 몇번씩 빠져도 나 같은 수영 못하는 사람도 물 위로 쉽게 뜨며, 게다가 체온도 유지되어 춥지 않다. 다만 문제는 내 몸에 꼬옥 달라 붙기 땀시 나의 X배가 그대로 만천하에 공개된다는 것. 쩜 민망하당...ㅋㅋㅋ

회사에 방수 카메라가 있어 출발할 때 꼭 가져가야지 했는데 막상 못가져와서 후회막심했다. 그런데 막상 해 보니 가져가도 못찍었을 듯. 배를 타는 순간 사진 찍을 여유도 없을 뿐더라 손에 오리발 같은 장갑을 끼는지라 셔터도 못누른다.



래프팅과 다른 점이라면... 래프팅은 여러 명이 동시에 하다 보니 같이 웃고 즐기며 내려 오는 맛도 있지만, 구성원 중 일부는 농땡이도 칠 수 있기 때문에 좀 짜증나는 구석도 있는 반면 리버버깅은 철저히 개인 스포츠이기 때문에 한순간이라도 긴장을 풀면 그냥 물 속으로 잠수다. 대신 급류에서 느끼는 짜릿한 느낌은 리버버깅이 비교할 수 없이 크다.

운동량에 있어서도 큰 차이가 있다. 래프팅은 좀 힘들어도 잠시 쉬면 다른 사람이 열심히 움직인다. 하지만 리버버깅은 내려가는 내내 본인이 계속 움직여야 한다. 주로 상체만 움직이는 래프팅과는 달리 리버버깅은 다리까지 쉴새 없이 움직여야 한다. 물에 빠지면 온몸으로 헤엄쳐야 한다. 결코 만만치 않다. 덕분에 나는 리버버깅을 갔다와서 체지방 2%를 줄이는데 성공(?) 했다. 2~3주에 한번씩 갔다 오면 확실한 다이어트 효과가 있을 듯. ㅋㅋㅋ



리버버깅을 타는 방식은 여기서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간단히 얘기하면 내 손이 '노'가 되고 발이 '추진체'가 되어 물살을 헤치며 급류를 즐기는 스포츠다. 배가 작기 때문에 조금만 중심을 잃으면 바로 뒤집혀 내 몸이 물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배는 찍찍이로 내 몸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물에 빠져 배가 뒤집히는 순간 재빨리 찍찍이를 풀어 내야 하며(그렇지 않고 당황해 멍하니 있으면 그대로 익사다), 물에 떠 내려가는 배를 얼렁 잡아 다시 타는 것이 핵심이다. 물론 물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그 길을 따라 운행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

타고 보니 확실히 래프팅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힘들다. 마침 내가 갔을 때가 물이 그렇게 많이 않은 상태라고 하는데.. 정말 물이 많을 때에는 수 없이 배가 뒤집어 지고, 물도 많이 먹었을 듯. 담에는 좀 더 근력을 키워 가던지.. 아님 수영을 좀 배우던지 해야지...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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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뽐뿌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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